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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명소를 찾아/명산기행

2019/03/17 봄의 문턱에 선 진도 동석산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았던 몇주전의 상황이 언제였냐는 듯 남도의 하늘 땅 바다는 아름다웠다.

연일 활발한 대기확산과 깨끗한 남풍이 불어오는 탓에 공기는 상쾌했고 기온이 적당한 완연한 봄이다.

 

사회인 야구가 순연된 탓에 예정에 없던 등산이 나를 유혹한다.

어느산을 오를까? 진도로 운전대를 돌린다.

 

진도 동석산(銅錫山)...

 

집에서 1시간 10분을 달려가는 내내 차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와 소시민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라디오DJD의 잔잔한 목소리...거기에 파란하늘과 맑은 공기까지 보태지니 더없이 행복하고 편안했다.

봄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어느덧 황사, 미세먼지가 되어버린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은 봄을 즐기기에 더할나위없이 완벽했다.

 

진도는 어느샌가 부터도 우리내 마음속에 애증의 지역이 되어버렸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로 꽃다운 수백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곳...

그래서 슬프고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박근혜정부의 무능에 증오와 분노가 치민다. 가슴이 울화가 치민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잊을 수도 없으니.....진도를 어찌 버릴 수 있으랴? 

그래서 진도를 지나면 마음 한켠은 늘 아쉽고 엄숙해진다.

나만을 위해 힐링하기가 미안한 곳이기도 하다.

 

여하튼 애증의 진도에 명산인 동석산은 해발 219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둥글둥글한 암릉코스와 빼어난 조망으로 초보자를 포함해 많은 산지기들에게 알려진 산이다.

이날도 전국 각지의 많은 등산동호회원들이 동석산 봉우리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좁은 등산코스엔 심지어 병목현상까지 빗어지기도 했다. ㅠㅜ

 

지금까지 올랐던 산의 특징을 종합하자면.... 근육질의 남성같은 강진 덕룡산과 근육질의 여성같은 강진해남 주작산, 등반 스릴과 공포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해남영암 흑석산 호미동산, 인간의 석조기술을 앞도하는 기암 돌기둥들의 집합체 장흥 천관산, 짧은 동선만으로 극강의 암봉등반 묘미를 맛볼수 있는 해남 두륜산, 서남해바다와 기름진 남도의 들판을 배경으로 한껏 힘주어 솟아오른 해남 달마산과 완도 상왕산.....이었다면 진도 동석산은 어떨까? 

거대한 암릉으로 이뤄진 산으로 해발고도는 불과 219m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등산을 시작하자마자 시작되는 고난도의 암릉코스는 우선 시선을 압도한다.

오르고 내리는 코스 내내 안전팬스와 로프 그리고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등반코스가 쉽지않음을 무언으로 알려준다.

 

여러개의 기암괴석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암릉을 이룬 것이 아니라 한덩어리의 바위가 그냥 하나의 암릉을 이룬다.

큰 덩어리의 바위는 큰 암릉, 작은 덩어리의 바위는 작은 암릉...이런 암릉구간들이 모여 동석산을 이룬다. 

비옥한 진도의 들판과 저멀리 조도군도 등 작은 섬들이 동석산을 감싼다.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이기에 풍화작용으로 인한 기이한 모습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나 단단하지 않은 탓에 바위부스러기에 잘못하면 미끄러져 낙상하기 쉽상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산을 오르는 내내 거대한 암릉바위를 보는 재미, 로프와 안전팬스에 의지해 지나는 외길 등산로를 걷는 스릴, 수억년 풍화작용의 흔적을 느낄수 있는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그리고 깎아지를 듯한 천애 낭떠러지

이러한 중간중간의 즐길거리 등 위대한 자연의 작품을 몸소 느끼며 걸으니 어느새 암릉구간 등반이 끝이났다. 두어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이쯤에서 대부분의 산객들은 새방낙조까지 암릉이 존재하지 않는 등산길을 계속 진행하지만 나는 차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기에 왔던길로 다시 되돌아가는 걸루 정했다.

 

굳이 왜?

세방낙조까지 걸어가서 부름택시로 돌아오면 되는 것을.....

 

근육질의 바위덩어리 암릉등반의 맛을 되새기고 싶어서라고 하면 이유가 간단하다.

한번 지나가면 이후 집에서 사진으로 밖에 기억할 도리가 없지만 이참에 왔던 길을 한번 더 지나가면 지나왔을 때의 기억과 느낌을 한번더 끄집어 곱씹을 수 있으니 기억과 감동이 오래 가리라.

 

되돌아 오는 길....조금은 힘들었지만 역시나...

한번 더 보니 느낌과 감동이 배가 된다. 좀더 깊이 봉우리에 올라 심호흡을 하게 된다. 좋았던 곳에선 한번 더 머물며 생각할 여유를 준다.

 

그렇게 나는 산, 바다, 들, 공기 그리고 진도의 아픔과 하나가 된다.

 

종성교회-->>미륵좌상암굴-->>U턴-->>동석바위전망대-->>칼바위전망대-->>동석산(219M)-->>전망바위-->>삼각점(230.9M)-->>U턴-->>종성교회

 

좌측봉우리 중간 미륵좌상굴암이 보인다

 

 

 

봉암저수지

 

미륵좌상굴암이 있는 곳으로.....(정상코스에서 우측으로 벗어남)

 

미륵좌상굴암.....왜 이리 이름을 지었을까?

 

 

동석바위전망대가 보인다. 동석바위전망대 가는길....외길 따라 그저 난간에 의지해 건너간다

 

그 유명한 칼날바위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동석바위전망대에 올랐다....저 능선 건너 칼바위전망대까지 갈 수 없으니 우회길로 내려간다

 

 

동석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칼바위 능선과 칼바위전망대

 

우회로에서 올려단 본 칼바위 능선

 

뒤돌아보니 동석바위전망대가 서서히 나타난다

 

칼바위 능선 우회로를 지나 바라본 건너편 동석바위전망대

 

칼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건너편 동석바위전망대

 

동석산 주봉

 

 

전망바위와 삼각점을 향하여 한번 고고....

 

 

수억년의 풍화작용이 만들어 낸 기엄괴석...바위이름이 없는고로 뿔바위? 아니면 유니콘바위?

 

유니콘바위?(뿔바위?)의 위엄..두둥~~

 

전망바위에 올라 지나온 길을 내려다 본다(이번 등반코스 중 가장 위험한 난코스....로프하나에 의지해 기어오르다시피 올랐는데 오금이 저려 혼났다)

 

삼각점을 오르기전 삼각점 전망바위에서 한컷

 

저멀리 삼각점을 올라선 산지기들.....근데 다들 이곳 전망바위로는 오질 않네.....위험한걸 안걸까? 나만 모르고?

 

 

 

 

 

드뎌 삼각점(203.9M)고지 접수....동선산보다 높다.

 

 

삼각점에서 전망바위를 배경으로 또 한컷....

여기를 끝으로 다시 반대코스 원점 회귀한다...차가 거기 있으니 별수 없지

 

 

 

세방낙조 전망대 그리고 기와 위의 달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진도 세방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