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참으로 거창했다
7월이 되자마자 목포와 수원 돕장인 공방을 오가며 ES 16인치 돕을 남스돕으로 재탄생시켜보겠다는 아주 웅대한 포부말이다.
그렇게 7월 부터 5~6차례(1박2일은 필수) 오가며 열정적으로 나만의 남스돕을 만들기 시작했고 9월 어느날인가부터는 고지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장렬히 전사한 병사처럼 도통 시간을 낼수가 없었다.
파견근무로 나름 한가하게 보내다 8월부터 본청 복귀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다보니 1박2일 연가는 언감생심이 되고 맙니다. 주말 쉬셔야 하는 돕장인의 토요일 휴일을 잔인하게 빼앗아 작업을 한다는게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미러박스, 로커박스, 그라운드보드, 어퍼케이지, 사이드베어링까지 완성을 해놓게 결국 두손을 들었다.
나머지 작업을 돕장인께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오프셋 작업과 그외 망원경 성능을 좌우하는 세심한 마무리 작업이 남았지만 속 좋으신 돕장인께서 싫은 내색없이 다 마무리를 해주셨다.
마무리작업 중에 발견된 하자와 돌발상황 등등의 이야기를 수화기너머로 들을라치면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 진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돕장인께서는 자신의 손을 거치는 모든 망원경에 혼을 불어 넣으시는거 같다.
저녁 한끼, 커피 한잔으로 부족하겠지?
신세를 크게 졌으니 언젠가는 꼭 거하게 한번 쏴야겠다.
망원경을 인수하러 수원가는 하늘은 그지없이 맑았다.
뭉게뭉게 가을가을한 구름이 하늘을 수놓았고 막둥이 딸과 가는 길은 여행과도 같이 마음이 참 좋았댔지.
완성되었다는 말만 들었지 어떻게 변모해 있을지 궁금했다.
물론 다른 16인치 18인치 20인치 남스돕을 봐온터라 그 모습에서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그래도 나의 땀이 녹아든 망원경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감출수가 없었다.
애시당초 돕장인의 기술과 시간을 빌려 나만의 돕을 수원공방에서 자작한다는 발상자체가 말이 안되었다.
아무리 장인이라도 돕을 만들어 파시는 돕장인의 입장에서보면 엄청난 배려고 특혜이지 싶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 같다.
그 막차를 제가 타고 문을 닫아버린 느낌적 느낌이 든다.
이 글을 빌어 그간 함께 해고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주시고 마지막 핵심공정을 무보수로 완성시켜주신 돕장인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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