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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70sa v3)2020/06/21 부분일식 관측후기

반년만에 찾아오는 황금같은 기회....바로 일식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금환일식이 예정 되어있어 대만에 가서 관측을 하려했으나 느닷없이 지구촌에 코로나19 팬데믹 광풍이 몰아치고야 말았다.
여행을 비롯한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그중 항공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초죽음이다.
국내외 모든 항공편이 끊기거나 대폭 감축되어 운항되니 해외여행이란 말은 이제 아득한 추억이 되어버린듯하다.
 
더군다나 일식관측을 위한 해외원정은 꿈조차 꿀수 없고 아련한 역사의 한페이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국내 관측지기들은 6월 21일 국내 부분일식에 꽤나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리라.
여기저기 일식관측회를 열었고, 아마추어 천체촬영지기들의 일식촬영 작품들이 SNS에 홍수처럼 쏟아졌다.
 
나도 모처럼 천체관측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해남오시아노해변으로 일식관측을 위한 반나절여행을 다녀왔다.
다만 너무 늑장을 부렸을까?
일식에 임박하니 목포에 느닷없이 구름이 말썽이었다.
점심까지만해도 하늘에 듬성듬성 구름이 지나가는 듯 했으나 1시를 넘어가니 구름이 온 하늘을 메우기 시작했다.
 
아뿔싸.....정신을 차리고 급하게 위성사진을 보니 목포는 꽝....
해남 진도 등 남부지역 여건이 좋아 급하게 진도 신비의 바닷길로 달렸다.
목포를 빠져나오기 무섭게 그 많던 구름들은 목포 하늘만 가득 덮고 있고 목포 교외밖은 그야말로 쾌청이었다.
그렇다면 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해남 오시아노해변으로 목적지를 급변경하여 달렸다.
 
도착하니 캠핑족들이 간간히 캠핑을 즐기고 있을 뿐 부분일식을 위해 나처럼 부산을 떠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 듯했다.
일식 시작이 4시 부터였지만 20분 늦게 도착하여 하늘 보니 달은 이미 해를 품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아이들의 위해 그늘막텐트를 치고 야외의자를 펼치고 간단히 챙겨온 먹거리 통을 옮겨주었다.
막둥이 딸과 얼마전 만든 일식안경을 하나씩 배부했다.
 

빈상자에 글자대로 구멍을 뚫어 구멍사이로 해를 비치게 하면 부분일식의 모습이 투영된다.

 
차안에서 간간히 일식안경에 비친 해를 먹는 달의 모습에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그래...어쩌면 아이 셋 인생에 있어 가장 임팩트가 강한 천문이벤트일 것이다.
월식, 딥스카이 관측, 별똥별 정도의 천문현상만 봐보았지 이런 일식은 처음이니 신기할법도 하겠지.
 
그렇게 아이들을 위한 관측세팅을 마치고 나는 속도전으로 촬영장비 세팅을 초고속을 마치고 바로 하늘을 조준했다
시간은 이미 4시를 훌쩍넘어 반을 넘어버렸다.
달은 이미 상당부분 해의 뜨꺼움을 삼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