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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천문지도사 1급 과정 연수 후기(1회차)

설레는 마음으로 1기 연수(2022.3.~2022.9.)를 신청하고 나서 대망의 1회차 연수..
코로나 19로 인한 대면과 비대면 연수 사이에서의 팽팽한 긴장감에 과연 1회차 연수의 감흥은 어떨까?

연수 당일(다행히 비대면) 개인적으로 이삿짐을 옮겨야 하는 바쁜 일정에 봄비치고는 제법 굵은 빗줄기와 줄다리기를 하며 정신없이 짐을 옮겼다. 옮기는 내내 시계를 바라보며 첫회 연수 시간에 늦지 않으려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면 짐을 나르고 또 나르기를 수회…….
마무리는 지었지만 조금 늦어버렸다 ㅠㅜ

설레는 마음으로 줌에 입장…….
이미 강의는 시작되고 부끄러운 마음에 줌 회의 화상에 잘난 얼굴을 띄을 수 없고 조용히 묻어가는 길을 택해 조용히 입장했다.

한분도 빠짐없이 첫 회 수업은 시작되었다.

천문지도사 2급 과정부터 인연이 있었고 안시관측에 국내 2번째가 라면 서러울 김경식이사님의 주옥같은 안시관측 강의는 혼자 듣기 아까운 그야말로 명강의였다.

개인적으로 10년 전 안시관측으로 입문했을 때 국내 관련 학회에 동호회 활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 그저 인터넷 검색으로만 얻은 제한적 지식으로 망원경을 구입하고 달 중심의 안식관측을 했던 시기가 강의 내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왜일까?
적어도 강사님이 해주시는 안시관측에 대한 이론에 대해 전부는 아니어도 60% 이상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자위와 다음 날 진행되는 대면수업과 관측 실습 때에 초보 때처럼 우왕좌왕치 않고 척척 스스로 해가는 대견함 때문이었을까?

강의하는 김경식이사님의 명강의는 강의대로 내겐 그야말로 명약이요 입의 꿀과 같이 달았고 그것을 성큼성큼 따라갈 수 있는 내 모습 또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 이렇게 주어진다는 기쁨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첫째 날 비대면 명강의는 자정이 되어야 끝이 났고 그다음 날 연수 장소인 충북 단양 모처에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7시에 목포집을 나섰다.

서쪽 끝 목포에서 단양까지의 거리가 무려 6시간…….
혼자 운전하고 가는 먼 길이지만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그리고 1급 강의 연수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운전의 고단함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렵게 도착한 연수 장소 단양…….
산속 계곡물이 전날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아주 굵고 줄기차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미 도착해 사전준비를 하고 계신 한아천 관계자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한분 두분 연수생분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는 분들도 있어 반가웠고 새로운 분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어제 뜨거운 천체관측 강의에 이어 김경식이사님의 안시관측 강의는 지속하였다.

전날 성도와 별자리 이해를 위한 좌표계 강의와 딥스카이 관측 포인트에 대한 강의에 이어 둘째 날인 토요일엔 내 망원경의 실시야각 측정과 스타호핑법, 그리고 마지막 관측 실습이 이어졌다.
역시 천체관측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안시다.
그래 나는 안시파다....

물론 부업으로 천체촬영도 하고 있지만, 별은 역시나 내 눈으로 직접 봐야 기쁨이 배가 되는 거 같다.

 

이론수업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관측 실습과 메시에마라톤을 위해 정한 장소도 모두가 다시금 헤쳐모였다.

아..............하늘이 아쉽다.
경상도와 충청도의 경계에 놓인 관측실습지는 역대급으로 어두운 하늘이건만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하지만 사진 촬영 실습이었다면 100% 철수를 결정했었겠지만 안시관측은 어디 그럴 수가 있나 안시관측의 필살기 ‘구멍치기’가 있지 않은가?

이따금 열리는 구름을 뚫고 열린 하늘사이로 빼꼼히 내비친 별은 그야말로 진주처럼 아름다웠고 그 사이로 꽁꽁 숨어있는 메시에 목록을 찾는 기쁨과 감격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이 행복했다. 모두는 그렇게 밤하늘 관측에 여념이 없었다.
때론 구름은 그 기쁨마저 앗아가 눈뜨고 하늘만 바라보기를 여러 차례 그리고 기다리기를 수십 분. 극적으로 여기저기 구멍 난 하늘처럼 구름 사이로 별들이 다시 빼꼼히 우리를 반겨주었다.
하지만 그 극적인 구멍치기의 희망은 자정을 넘으니 이내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밤새 메시에 마라톤을 할 각오로 온갖 장비는 다 챙겨왔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끝이 나다니…….참석한 모든 연수생의 아쉬운 탄성과 아쉬움은 내 맘속에서는 오히려 커다란 비명으로 들려온다.(물론 덕분에 꿀잠을 자기는 했지만, 이 개운치 않은 감정이 뭐지? ㅠㅜ)
일요일 아침…….
무거운 몸과 가벼운 마음을 깨워 모두가 함께하는 맛 난 아침을 먹었다.

함께 밥을 먹는 분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조용히 살펴보았다.
모두가 자신의 사연이 있고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각자 다른 가치관과 판단기준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생각이 다르고 목표가 다를 것이다.

다만 별을 보는 이들은 다 같은 별로 인해 행복하고 더는 남남이 아니다.
별은 그렇게 서로 다른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단단한 끈과 같다.
희망과 행복을 주는 도깨비방망이기도 하다.


누군가 말했다지

“만약 하늘의 별이 1년에 단 한 번만 찾아오는 천문현상이라면 별 밤은 인류에게 어마어마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