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측장소 : 전남 해남고천암
▣ 관 측 일 : 2020. 4. 24. 21:30 ~ 4. 25. 03:00
▣ 관측장비 : 12인치 돕(라이트브릿지), xwa20, xwa9mm, hfw12.5mm, swa38mm
▣ 관측대상
- 센터우루스 : ngc5139(오메가센터우리), ngc5128
- 까마귀 : ngc4038(더듬이은하) - 바다뱀 : m83(남쪽바람개비은하), m68 - 머리털 : m64(검은눈은하), ngc4565
#1 역대급 하늘
금요일인데다가 월령도 최고였고 그에 맞춰 대기상태도 대박이었다.
여수출장을 가는 내내 하늘과 바람, 그리고 연두빛 싱그러움이 더해가는 산들녘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목적지인 여수 예술랜드리조트에 도착해 바라본 여수바다 색은 새파란 하늘빛을 버금고 짙푸른 코발트빛으로 한컷 빛나고 있었다.
출장을 마치고 곧바로 관측하러 갈 생각을 하니 모든 일정이 신이 났다.
무엇을 볼까? 어떤 것을 그릴까?
한계등급은 어디까지 일까? 등등
#2 구관이 명관....임하도 vs 고천암
예상보다 늦어진 출장일정을 마치고 여수에서 목포로 돌아오니 어느덧 7시반을 훌쩍 넘겼다.
장비를 싣고 1차 목적지인 해남 임하도로 향했다.
일전 금성과 플레이아데스성단 랑데뷰를 촬영하러 서쪽 하늘이 좋은 임하도를 갔었고 당시 느낌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임하도의 관측하늘은 꽝이었다.
여전히 신안섬과 서해바다가 있는 서쪽하늘은 지고있는 겨울철 별자리가 역대급으로 선명하게 내려가고 있었지만 그외 북쪽은 목포와 삼호조선소 불빛에 혀를 찰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남동쪽은 진도대교의 화려한 조명이 중천까지 뻗어올라가고 있었다.
"아....이제 이곳은 철 지난 관측대상 관측지로만 남겨놔야 겠군"
같이 관측하기로 한 목포 관측지기에게 급하게 전화해서 고천암으로 방향을 돌리도록 해고서는 나도 미련없이 해남의 고천암으로 달렸다.
여전히 부는 바람.....주변 시야가 확트인 곳이다보니 느껴지는 바람의 강도가 더욱 심한 듯하다.
두대의 차량으로 바람을 막고 장비를 설치했다.
올때부터 돕소니안 주경 냉각팬을 돌리고 왔던터지만 설치를 마치지마자 다시 냉각팬을 돌렸다.
그동안 고장이 나서 쓰지 않았던 냉각팬(12v여서 건전지 8개로 구동을 했었음)
주경이 충분히 냉각되어야 선명한 별상을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무시하고 관측을 해왔지만 얼마전 휴대용배터리(5v) 전원으로 구동이되는 새 냉각팬을 구입해 교체해 주었던 터라 테스트 할 겸해서 돌려보았다.
역시나...주경 냉각이 충분이 되니 선명한 별상이 펼쳐진다.
고천암은 역시나 북동쪽은 목포가 동쪽은 해남읍, 서쪽은 진도읍이 있어 지상의 광해가 거슬리지만 남쪽하늘은 이보다 완벽한 곳이 없을 정도로 광해가 없다.
덕분에 남쪽을 지나는 별자리의 천체관측에 아주 유리하다.
더군다나 평지이기때문에 봄철 센터우루스자리 관측이 가능하다.
#3 센터우루스자리의 주요대상을 관측하다
그래서 이날 첫 관측대상으로오메가센터우리를 겨누었다.
우리은하 구상성단 중 가장 크고 무거운 천체이며 중심부로 갈수록 항성간 거리가 불과 0.1광년으로 상당히 좁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항성(센터우루스자리 알파 A,B)이 4.3광년이라고 하니 40배 차이가 난다.
충분한 남중 시각은 23:45분이었지만 22시반부터 그냥 오메가센터우리를 겨냥해보았다.
"찾았다.~~~"
거대한 구름덩이가 원형은하의 형태로 희미하게 보였다.
남중할수록 오메가센터우리는 더욱 선명하고 밝은 상을 보여주었다.
다만 무수한 별들은 분해되어 보이질 않고 여전히 둥근 원형은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참에 다시 센터우루수A(NGC5128)를 겨눈다.
역시나 정확하게 잡힌다.
다만 충분히 남중했음에도 은하 중간을 가르는 거대한 암흑대를 찾아보려 했으나 도저히 관측이 안된다.
그저 거대한 코어와 주변 가스구름만이 희마하게 보일 뿐...
아쉽지만 구경업을 해서 재도전을 해봐야겠다.
이번에 까마귀자리에 대표적인 은하인 NGC4038 더듬이은하로 망원경을 돌렸다.
일전에 관측지 한계로 정확한 두개의 은하관측에 실패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러지....두개의 작은은하가 하드모양으로 구분되어 나타났다.
물론 두개의 더듬이는 12인치로는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4 몰아치는 바람도 날 막진 못해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그림그리는 것이 쉽지 않다.
파스텔펜과 유화펜으로 은하를 그리다보면 어느새 새하얗게 떡칠해져있고....지우고 그리다를 반복하면 기름기를 잔뜩 버금은 종이엔 이전의 페스텔 분위기가 사라지고....
그렇게 종이 두장을 허트로 버리게 되고....
"아 지랄같은 바람이 멈추질 않네"
옆 별지기는 추운지 이내 준비해온 라면을 삶는다.
구수한 라면냄새가 사방을 진동할때 그제서야 망원경을 돌리고는 잠시간의 여유를 갖는다.
고천암 밤하늘을 망원경 도움없이 맨눈으로 올려볼 생각을 갖는다.
바람과 별.....이 궁합은 무슨 조화일까?
바람과 별빛 아래 구수한 라면을 들이키고 다시금 막바지 관측을 시작했다.
머리털 자리의 검은눈은하(M64) 중심부 암흑대를 찾아볼 작정으로 아이피스를 뚫어져라 본다
배율을 바꿔가며....
처음 20mm로 다시 12.5mm로......검은 눈의 암흑대가 어렴풋이 보인다.
한번더 확실히 관측되었다는 도장을 찍을 목적으로 9mm로 바꿔보니 이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옆 별지기에게 보여주면 확인을 요청했다.
그 친구도 검은눈 암흑대가 보인단다...
성공했다....기분이 좋다
어느덧 새벽 3시를 넘긴다.
과거 몇개를 관측했냐는 기준에서 이제는 얼만큼 자세하게 봄으로 인해 특징을 찾아냈냐 기준으로 바뀐터라 이날 관측대상을 10개를 넘지 않았다.
다만 디테일함과 고유천체가 갖는 특징을 찾아내는 것에 만족도가 오히려 더 높다.
지랄같이 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내리쬐는 별빛을 온몸 가득받고 돌아오자니 피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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