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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2017/8/26 해남 고천암 철새도래지 첫 관측후기

관측지 : 해남 고천암 철새도래지
관측일 : 201782622:00 ~ 02:40
관측장비 : 미드 라이트브릿지 12인치 돕
아이피스 : ES10014mm
카메라 : 캐논 6D, 16~35mm 광각렌즈
관측천체 : 15
 - 페가수스 : ngc7331
 - 안드로메다 : m33, m76
 - 카시오페아 : m52, ngc7635(버블성운)
 - 고래 : m77
 - 백조 : ngc6960(서베일성운), ngc6995(동베일성운)
 - 바다염소 : ngc7009(토성상성운), m72, m30, m73
 - 물고기 : 천왕성
 - 물병 : 해왕성, ngc7293

 악명높은 6,7,8월 계절이 저물어간다. 장마에, 높은 습도에 거기다 모기세례까지....별지기에게 참으로 긴 인고의 시간이었으리라.
두세달 간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덩그러니 놓여있는 망원경을 수시로 보면서 언제쯤 관측하려나 하세월했다.
주경 뚜껑을 열어보며 그간 쌓은 먼지를 탓하며 세척을 감행할까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했고 부속품 가방을 열며 렌즈도 만져보고 닦아보고...

세월앞에 장사가 없다지...폭염의 기세는 8월 말을 접어들면서 급격히 꺽이고 가을하늘에 여름온도라는 어울리지않는 날씨의 조합에 결국은 출사를 결정했다. 9시 넘어서 서녘으로 지는 달을 벗삼아 이번 출사지는 해남 고천암 철새도래지다.
월출산 경포대도 좋은 하늘이지만 앞쪽 유원지 광해는 밤 12시는 넘어야 했고 무엇보다 동남북 세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좋은 시야확보가 어려웠다.목포별지기의 도움으로 새로운 관측지를 찾았고 그와 동행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눈앞에 별쳐진 여름 은하수!

맨눈으로도 이정도로 보이면....사진으로는 어떻다는 거야?”

동서남북 사방이 평지라 지표면에 위치한 별자리 천체관측에 전혀문제가 없다. 다만 북쪽 하늘에 목포가가, 동쪽하늘에 해남읍이 있어 지표면에 다소 광해가 발생한다.

먼저 카메라를 설치하고 막바지 여름철 은하수를 겨눈다.

찰칵...찰칵...여러 각도, 여러 노출옵션으로 찍어본다.

좋은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또 찰칵..찰칵..찰칵...

만족스럽다.

이제 돕을 설치하고 심우주 천체를 관측한다.

NGC7331 : 은하너머의 또 다른 은하를 기대했지만 구경의 한계로 나선은하 7331만 확연히 보인다.
이웃한 스테반5중주 은하군도 찾아보지만 역시나였다.
지난번 18인치로도 도전했던 목록이지만 그때는 낮은 고도와 주변 산으로 실패했는데 이번은 관측여건이 좋음에도 어두운 은하찾기는 역부족인 듯 하다.

NGC7635 : 작은 구상성단 M52를 찾고 위쪽으로 서서히 호핑해 살펴보았지만 버블모습은 확인이 안된다. 이날 얼마전 구입한 필터스위치를 장착해 성운 관측을 해보려했으나 12인치에서는 초첨거리가 확보가 안된다. 아무리 방법을 찾아봐도 늘어난 초점거리로 14mm아이피스로는 초첨확보가 안되 결국은 필터없이 관측을 했다.

M77 : 8.9등급의 나선은하 Cetus A이다. 메시에목록 중에 무심결에 놓쳤던 대상이었으나 이번엔 손쉽게 관측을 했다.

베일성운(ngc6960, 6995) : 서베일성운이 짧은 실타레였다면 이날 동베일성운은 압도적으로 실을 길게 풀어헤쳐 놓은것처럼 길게 관측되었다. 또한 별들 사이를 걸쳐 긴 연기를 뿜고 지나간 제트기의 흔적과도 같은 여운은 보는 나에게 더는 잘난체하지 말라는 깨달음을 준다. 

너희 인간은 아주 아주 많이 미약한 존재다...”

ngc7009(토성상성운) : 토성모양을 하는 성운으로 관측하면 아이피스에 어느정도이 크기로 나타날줄 알고 수회를 호핑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호핑상으로는 전혀 틀린 것이 없는데 오히려 이상한 별하나가 더 있는 것이 이상했다.
눈을 부릅뜨고 아이피스를 뚫어쳐라 봤더니 아주작은 그 별이 푸른 빛을 띄면서 토성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거였군

조금은 허무했지만 마치 청색의 좀더 작은 토성을 보는 듯해 신대륙을 발견한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나를 휘감는다. 

ngc7293 : 사진으로 보는 Helix 성운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색의 조합에서는 완승이다. 거문고자리의 고리성운과도 같은 천체이나 아이피스에서 보이는 크기는 상상을 넘었다. 처음엔 눈앞에 그 것이 7293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크기를 예상못했고 또 고리성운처럼 잘 보일줄 알았기 때문이었으리라.
관측크기는 아이피스안 꽉 들어찰 정도는 크다...
그러나 사진으로 봤던것처럼 그리 화려하지도 아름다운 색을 띠지도 않은 희미한 구름덩어리로 보인다. 물론 외곽의 원과 내부 원의 흑백의 농도차이는 확연해 두 원형이 구분된다.

 

천왕성, 해왕성 : 처음으로 관측한 행성이다. 스스로 기대를 안했던거 같다. 어차피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이라 목성, 토성과그런데  같은 완벽한 상이 보일것이라 생각을 안했다. 이날 관측한 천왕성과 해왕성은 늘 보았던 청색과 하늘색으로써 주변 흰 별들과는 완벽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기대이상의 수확? 아니 기대 이상의 감정이입이 가능한 시간이었다. 창백한 푸른 점을 지구라 했던가?

이 두 행성 또한 농도의 차이가 따른 청색의 행성이었다.

다음번에는 꼭 사진촬영해서 태양계 사진(해달수금지화목토천해) 조합을 완성해야겠다. 지금은 해달금화목토 만 있는데 수성까지 3장만 찍으면 되리라.
동행 별지기는 사진파. 나는 안시파...서로가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우주를 통해 나를 성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