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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2017/10/21~22 광양해달별 천문대 관측후기

관측지 : 광양해달별 천문대, 월출산 경포대주차장해남 고천암

관측일 : 2017년 10월 21일, 21:00~ 00:30 / 10월 22일 20시~00시

관측장비 : 12인치 돕소니언(라이트브릿지) 

▣ 관측목록 : 허셀400/

▣ 관측후기


바쁜 직장일, 잦은 출장, 한해를 정리하는 행정사무감사 등 의회일정 등을 준비하며...

그렇게 10월이 지나고 11월 맞이한다.


지난달 중순경 여수와 광양 출장때 광양 해달별천문대에서 관측을 해보리라는 일념으로 망원경을 싣고 출장을 갔다. 

저녁 만찬을 무사히 마치고 광양해달별 천문대로 달렸다.





초행길이라 이래저래 걱정은 되었으나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랫쪽 팬션에 손님들이 있긴한데 천문대는 불이 꺼져있다.

천문대에 이런것이 있는 것이 어색하리만큼 가로등 하나가 덩그러니 어두운 가을밤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다행히 스위치가 있어 불을 끄니 천지가 암흑으로 변하고 이윽고 하늘에 별이 하나둘씩 눈이 들어온다.


여름은하와 겨울은하가 하늘을 둘로 가른다.

화천조경철천문대에서 본 것과 같이 여름은하의 끝과 겨울은하의 시작점이 선명하게 구름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초롱초롱 빛나는 별.....


다만 광양쪽 하늘엔  포스코와 여수석유화학산단의 영향이니지 여전히 광해가 있다.


주인없는 천문대 마당에서 외지 낯선사람이 이래도 되나 싶어 몇번이고 다른 장소를 물색해볼까 망설였고 한번 다른 장소를 찾아 30분을 다녀본다.

결론은 이만한 장소가 없다는 판단에 되돌아 와서는 망원경을 설치했다.

아니나다를까 차 한대 헤드라이트 불빛이 어둠을 가르며 이내 내게로 달려온다.


창문을 열어 내게 물으신다. 낯선차가 올라갔다해서 와 보셨단다.

으레 별지기라고 생각하셨단다. 그래도 확인해보실냥으로 오셨단다.

바깥사장님은 해외출장이시고 사모님 등 세분의 중년여인들이셨다. 필경 사모님과 친구들...아니면 친자매들


이곳을 오기전 인터넷에서 천문대 히스토리와 기사를 읽고온터라 대충의 사연과 가족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친절하신 분들이었다.

차에 내리시더니 내린 김에 별을 보신단다.

얼른 내가 간단히 별자리를 설명해드릴란다며 차에 있는 별지시기를 꺼내들었다.

북천의 하늘과 동천의 하늘을 설명한다.

아는 지식은 없지만 그래도 이자리를 기꺼이 허락하신 안주인을 위해 초소한의 예의라 여겼다.


그렇게 그분들은 별공부?를 하시고 내려가셨다.

망원경을 급히 설치하고 하늘을 겨눈다.


이상하다. 내 눈이 안좋아졌나? 아이피스에 보이는 별상이 선명하질 않다.

노안인가? 아무리 최상의 촛점을 맞춰도 이전의 선명한 별상이 나오질 않는다.

오리온대성운의 트라페지움조차 세개의 별로 분해되어 보이질 않고 뭉그러져보인다.


심각해진다.


"망원경의 문제인가? 아이피스가 기스가 났나?"


보는 내내 별 생각을 다했다.

다음날 일요일임에도 또다시 관측을 나가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는데 결론은 광축이 틀어져서 그랬다.


조금의 충격에도 광측이 틀어진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분해능이 떨어지진 않았다.

일요일 관측에서는 역시 별들이 예전처럼 보인다,ㅎㅎㅎㅎ


"휴......다행이다. "


망원경이 고장나거나 아이피스가 문제라면 고치면 되지만 정작 눈이 문제라면 별지기에게 어쩜 사형선고나 다름 없는 것이 아니던가?

그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생각을 한거같다.


그렇게 광양 해달별천문대에서의 곡절있는 관측을 끝내고 출장지 광양 OO호텔로 돌아갔다.

새벽 2시가 넘어간다.

피곤하지만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별을 보고난 새벽은 피곤해도 기쁘다.

마음에 양식이 가득하고 영혼에 에너지가 충전된 듯 하다.


다음날 간만에 월출산 경포대로 다시 차를 돌린다.

초점이 흐릿한 이유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 다음날 출근임에도 강행한다.


광축문제일 것이라는 의심에 완벽하게 광축을 맞추며 망원경을 설치한다.

틀어지지않게 조심스럽게 관측을 한다.


혹시나 싶어 관측 도중에 광축을 체크해보니 역시나 비틀어졌다.

다시 맞추고 또다시 관측을 한다.

잘 보인다. 별들이 잘 분해되어 보인다.


'ㅎㅎㅎ...신나다'


메시에를 정복한탓에 새로운 관측목표를 세워야 하는 시점, 조금은 나르시즘에 고민했던 시기였는데 결국은 허셀400목록을 도전하기로 했다.


야간비행에 올려져 있는 허셀400목록 자료를 보면서 가을철 목록을 중심으로 관측을 시작한다.

하나하나 대상의 이름과 야간비행 회원님이 정성스레 사진까지 포함하여 만들어 주신 자료를 보며 가을과 겨울철 별자리를 중심으로 관측했다.

늦은 시간이라 이내 가을철 별자리는 중천에 이르고 겨울철별자리가 남중한다.

가을철 목록은 잠시 접어두고 겨울철 대상을 겨눈다.

때론 구경의 한계로 관측이 안되는 것이 있지만 대부분은 원하는 모습으로 관측된다.


몇개를 찾았을까? 


처음 시작했을때 메시에가 뭔지 NGC가 뭔지 몰랐는데.....


허셀400목록이라......

계절 한바퀴를 돌고나면 이마저도 끝냈다면 뭘할까?


행성상 성운 abell목록을 도전해야하나?


가슴이 설레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