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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2017/9/23 화천 조경철천문대 관측후기

관측지 : 강원도 화천 조경철천문대

관측일 : 2017년 9월 2320:00 ~ 03:40

관측장비 : 150mm 쌍안망원경

카메라 : 캐논 6D, 16~35mm 광각렌즈

관측천체 : 18

- 페가수스 : ngc7331, m15

- 안드로메다 : m31, 32, 110, m33, m76, ngc891, ngc731

- 카시오페아 : m52, ngc457, m103, ngc663, ngc7789

- 고래 : m77    - 물병 : 해왕성, m74    - 도마뱀 : ngc7243

 

조경철천문대에서 기념식 겸 '관측왕' 대회가 있다는 정보입수에 따라 3주전 '오디세이'라는 팀으로 참가신청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4명 한팀은 모아지지 않았다.

함께 가겠노라 전날까지 약속했던 분도 결국은 당일 확인할때 못 가겠다는 문자가 왔다

 

"............"

 

할말을 잃었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날따라 청명한 가을하늘은 온데간데 없고 오전을 넘어서도 안개가 걷히지 않고 오히려 미세먼지로 가득하다.

 

"............"

 

목포서 5시 25분 첫 ktx를 타고 오송까지 와서 근처에 세워둔 second 차를 끌고 한시간여 달려 충주 부모님 집에 가서 망원경을 실었다.

화천 조경철천문대까지 네비에 치니 거리가 무려 3시간이다.

 

"............"

 

그래도 어찌 달려온  거리인데....혼자 감행한다.

최후의 마지막 동행자 조차도 당일 문자로 못가겠다 한 상황에다 날씨마저 안좋아 갈등이 되었지만 말이다.

 

고심끝에 천문대에 3시쯤 도착해 높은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여전히 하늘에 구름은 지나가고 저멀리 안개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밤 되면 풀린다는 천문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8시에 관측대회가 시작된다.

대부분이 대학동아리, 초등학생과 부모팀, 고교동아리....

 

 

 

" 아뿔싸........"  

 

할말을 잃었다.

 

날씨는 8시부터 11시 끝날때까지 구름과 안개....이슬폭탄까지

최악이다.

일찌감치 망원경 주경, 파인더...모조리 물이 흥건하다.

화장지로 열심히 닦아보지만 소용없다.

일찌감치 대회에 대한 기대는 버렸다.

하늘이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구멍치기로 초승달만 원망스럽게 찍어본다

 

 

7시간에 거쳐 달려온 노력이 결국 허사가 되는건가?

몇안되는 최고의 관측환경를 가진 이곳에서 2년전 아무추어 천문학회 연수때도 기상환경때문에 천문대 구경만하고 왔는데....

 

23시 쯤 포기하는 심정으로 장비를 철수하려하는데...극적으로 하늘이 열린다.

새벽 두시를 지나니 습기마저 바람으로 날아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열리니 여름, 가을, 겨울 3계절의 별자리가 한 하늘에 펼쳐진다.

 

여름은하수의 끝자락에서 겨울은하수의 시작까지 하늘이 두개로 갈린다. 남과 북으로

그 옛날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그것도 까마귀가 만들어주는 다리로만 건널수 밖에 없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밤하늘 동서를 가르는 저 휘뿌연 은하수는 겨울철은하수답지 않게  두개의 하늘로 나뉜다.

 


 

" 와우~~~~~~" 

 

할말을 잃는다.

 

언제 구름이 몰려올라 싶어 재빨리 카메라를 설치한다.

이 지점 저 지점, 이 각도 저 각도, 이런 노출 저런 노출 해가면서 최고의 촬영값을 찾아 촬영해본다.

서너시간을 넋나간 사람처럼 미친듯이 셔터를 눌렀다.

 

언제나  그러듯 별지기에게는 그때의 환경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이리라.

언제 다시 이런 밤하늘을 볼수 있을지 예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거리 달려 간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언제 다시 올지 기약을 할 수 없기때문이다.

마치 비싼돈 주고 외국여행를 간 것처럼....다시는 못온다는 심정으로 미친듯이 즐기다 오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

 

이런 밤하늘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였다.

해남 고천암, 경남 별아띠 천문대, 소백산천문대.....

전국을 많이 다녀보질 않은터라 비교자체가 무의미하다.

 

관측대회까지만 해도 150mm쌍안망원경의 실망스러운 성능에 팔아볼까 심각히 고민했는데 이런 관측환경에서의 안시성능이 사뭇 궁금해 다시 하늘 대상을 겨눈다.

 

 

- 안드로메다의 m31, m32, m110, m33, ngc891, ngc752,

- 페가수수의 ngc7331, m15 

- 고래의 m77

- 물병의 m74, 해왕성

- 카시오페아의 ngc457, m103, ngc663, ngc7789, m52

- 도마뱀의 ngc7243

- 마차부의 m36, 37, 38 등

비교적 밝은 대상에서는 만족스러운 시상을 보여준다.

물론 어두운 천체는 여전히 한계는 드러난다. ngc752, 7331을 찾을때 한참 헤맸다.

분명 정확한 위치인데...수회를 눈씻고 보고 주변시를 활용하니 희미하게 나타난다.

 

"이거였군....이걸루는 더 어두운 대상은 어렵겠군..쩝"

 

다음번에 허셀 400 목록 관측을 시작해봐야겠다.

메시에 목록은 네번의 계절을 거치면서 소리소문없이 마스터를  했으니...

내년 메시에마라톤 참가로 최종 마스터 여부를 확정짓고  더 어둡고 어려운 천체를 도전해봐야 겠다.

 

물론 계절별 헤셀목록은 당장이라도 시작해야지...

 

화천의 여운이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

그날의 은하수와 밤하늘 사진을 보정하면서 그 감동을 되새겨 본다

 

"인생은 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