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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장비

캐논 EOS-RP 천체용 카메라 개조記

얼마전 카페에서 EOS-RP 매물이 좋은 가격과 신동품급 수준으로 나와 영입했다. 

캐논의 미러리스카메라 R시리즈의 높은 가격대 때문에 선뜻 구매하기를 주저했는데 입문자를 위해  작은 바디와 가벼운 무게로 인해 천체촬영의 장노출에서 처침  등으로 인한 틸팅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울수 있다.

EOS RP의 상위 모델인 EOS R과 비교하면 센서 크기가 같은 풀프레임이지만 멀티 펑션 바 등 조작 편의 기능을 일부 제외해 무게가 약 440g로 140g을 감량했다. 화소수는 2,620만 화소이다.

아차피 천체촬영(은하수, 성운 등) 전용이라서 100% 수동으로 사용해야 하기때문에 다양한 AF 기능을 포함한 고급진 기능은 하등의 쓸모없는 사실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을 다이어트해 경령화 뿐아니라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으니 이만한 미러리스 천체전용카메라가 더있을까 싶다.

이전 캐논6D 풀프레임 DSLR을 개조해 은하수와 딥스카이촬영을 해봤지만 이때는 장비탓이 아니라 내 탓으로 양질의 사진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은하수와 혜성사진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곤 했다.

개조한 캐논 6D 풀프레임 카메라로 찍은 전남 신안군 자은도 은하수.....은하수 중심부 붉은영역이 잘 도드라보인다.
개조한 캐논 6D로 천체 촬영세팅한 모습

 
물론 EOS R과 센서 사양이 달라 응달진 곳의 암부복원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 문제는 어두운  천체를 대상으로 장노출로 여러장의 데이터 촬영 합성해 일정한 보정과정을 거쳐 한장의 사진을 얻는 천체촬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촬영을 통한 암부복원력 검증은 사실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기회가 되서 한번 야경사진 촬영으로 암부복원력 테스트를 해보았다.
그때 짧은 노출의 야경사진과 장노출의 야경사진 두가지 샘플을 가지고 비교를 해보니 암부복원력은 확실하게 차이가 발생한다. 다행스럽게도 장노출에서 확실하게 노이즈가 억제되는 것을 발견했는데 적도의에 탑재해 1~3분의 장노출로 여러장을 스택하는 천체촬영 특성으로 비춰볼때 암부복원력 부실문제를 어느정도 상쇄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


한가지 중요한 작업은 천체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센서앞 로우패스필터(LPF)를 필수로 제거해줘야 은하수를 비롯한 양질의 천체사진을 얻을 수 있다.

 
보통 이미지센세에는 사람이 볼수있는 가시광선 영역의 빛 뿐만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영역까지 검출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LPF라는 필터를 통해 가시광선의 빛만을 통과시키게 한다. 문제는 우주 도처에 산재해 있는 붉은색 영역의 H-alph 빛(주파수 대역 656nm)이 LPF에 걸러지면서 천체 고유의 색감을 구현하게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DSLR은 LPF1, LPF2 두장으로 나눠져 있어 LPF2만 제거하면 되는데 EOS-R시리즈는 LPF가 통합형으로 출시되어 이것을 제거하면 그야말로 누드카메라가 된다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인줄 알고 개조해 받은 카메라로 연습촬영을 해보았는데 너무도 이상했다. 결과물이 온통 붉게 나와야 하는데 개조 전 사진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왜 그럴까 한참을 이유를 찾다가 결국 유튜브 eos-rp 개조영상을 찾게 되었다.
아뿔싸 센서에 딱 붙어있는 진짜 lpf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개조해주신 곳에 다시 의뢰를 하니 RP 개조는 처음이라며 흔쾌히 무료로 다시 해주었다.

https://youtu.be/YxrmRU50qAo


누드카메라라 함은 풀스팩트럼카메라라고도 하는데 CCD앞에 어떤 보호필터 없이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다는 뜻이다. 이는 CCD가 받아들이는 적외영역의 빛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지만 반면에 불필요한 빛까지 받아들이게 되어 CCD에 열잡음이 발생해 화질이 떨어지게 하며 또한 광각렌즈 사용때 초점이 나오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그래도 1%의 빛의 손실도 아까운 천체촬영에서는 오히려 이 누드카메라개조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런 불필요한 빛을 막고 초점확보를 위해 센서앞에 별개의 클립형 클리어필터를 끼워 사용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카메라개조는 네이버 별하늘지기카페 회원분중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 계신다.
(혹 연락처 궁금하신분은 댓글로 의뢰해주세요)

자......오늘 그 LPF 두개 모두를 제거한 EOS-RP를 다시 받았다. 
친절한 안내와 꼼꼼한 포장에 감동이다. 

누드카메라가 되니 거침없이 다양한 빛을 받아들이니 현란한 스펙트럼 대역의 빛이 반사되고 있다. 크롭바디 쓰다가 풀프레임 센서를 보니 이게 진리인듯하다.
이게 바로 천체촬영 전용카메라인 ZWO사의 ASI2600mc pro 기종의 센서면이다. 크롭바디로 누드센서로 인해 여러 대역의 빛이 그대로 비취고 있다
LPF 하나만 제거했을때 센서에 비치는 억제된 빛만 반사된 모습. 리얼 누드카메라가 아니었다.ㅠㅜ
센서에 딱 붙어있는 lpf까지 제거하는 줄도 모르고 하나만 제거했더니 사진이 일반사진처럼 나와 왜 그런지 한참 이유를 찾았다. 결국 유튜브 eos-rp 개조영상을 보고는 이것까지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캐논서비스센터에 다시 의뢰를 하니 본인들 실수라며 무료로 다시 해주었다.
오른쪽 센서를 보호하는 가장 앞쪽의 lpf...이 필터의 역할이 정확히 어떤걸지를 모르겠다.

 
앞서 언급했듯 LPF필터 제거로 인한 초점거리변화를 삼양 135mm 렌즈로 테스트해보니 무한대초점 끝까지 돌려도 초점이 안나온다하여 고수분들의 조언대로 알리에서 구매한 eos-rp 전용 클립형 클리어필터(MCUV - 잡광과 먼지혼입차단)를 구매해 장착해보았다.

노이즈억제 필터를 끼웠어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빛이 잘 반사되고 있다.
누드카메라이다 보니 사진이 전체적으로 붉게 나온다(좌측),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한 사진(우측)


앞으로 은하수 중심부영역, 광범위한 성운 등을 촬영할 삼양135mm/f2.0, 별자리 촬영용 50mm 단렌즈와 은하수를 위한 광각렌즈 총 3가지 렌즈군을 사용할 예정이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소구경 망원경(80mm/초점거리 280~480mm)에 끼워 딥스카이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기능은 바로 중국 천체기기 제조회사 ZWO에서 만든 천체촬영시스템 제어기기 ASIAIR PRO/PLUS에서 완벽한 호환을 보여주어 밤하늘 촬영이 더더욱 수월할듯 싶다. 

ZWO ASIAIR PRO에 EOS-RP를 연결해 시연해보니 정상 작동한다.

올 여름 은하수을 제대로 한번 노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