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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금성과 플레이아데스성단 랑데뷰

▣ 장 소 : 전남 해남군 임하도서쪽 끝자락

▣ 관측시간 : 2020.4.3., 18:30 ~ 21:30

▣ 카메라 : 캐논6D(개조)

▣ 경통 : SKYROVER 70SA V3, 삼양135mm, 익스텐더(Viltrox C-AF 2*Ⅱ)

▣ 가대(삼각대) : sky rover 경위대/ INNOREL LT324C

▣ 관측대상 : 금성, 플레이아데스성단, 달, 오리온대성운

 

4월 2일부터 4일까지 주목할 만한 천문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8년만에 돌아온다는 금성과 플레이아데스성단의 랑데뷰이다.

망원경 접안렌즈, 카메라, 쌍안경 한시야각안에 관측을 할 수 있다.

이날 날씨가 청명하여 전세계 많은 별지기들이 이 천문이벤트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작에 달력에 기록을 해 놓은터....오후부터 사무실에서 마음이 바빠졌다.

서녘하늘에 펼쳐질 장관이니 서쪽하늘이 좋은 관측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존의 강진무위사는 주변 광해가 너무 심하고 해남의 고천암은 너무 멀고.....근거리에 서쪽하늘이 좋은 곳이 없을까 다음지도를 검색하다 해남 임하도를 찾았다.

아주 작은 섬이고 연륙이 되었고 무엇보다 집에서 40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

민가도 적고 서해면이다 보니 당연 서쪽은 바다이다.

물론 멀리 신안 장산도가 보인다.....

서쪽 끝자락...길이 끝나는 지점의 작은 해변이 관측장소다

 

 

촬영장비는 늘 차에 실려져 있던터라 김밥한줄 사고 17시반에 출발해 넉넉잡아 18시반에 도착했다.

정말 작은섬...

전형적인 어촌섬의 모습...집집마다 어촌에 있을법한 도구들이 즐비하다.

뭔가 모르게 어지럽게 너부러져 있어 섬다운 고즈넉함보다는 관리되지 않은 인간의 흔적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 섬이다.

다만 밤하늘이 아름답기를 기대하며 목표했던 관측지점에 도착했다.

아담한 작은 타원해변....바위들...그리고 앞해변에 떠있는 또 다른 작은 섬

멀리 신안 장산도와 마진도가 보인다

그 작은 섬으로 어느덧 해가 저문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해변과 외딴 섬을 뒤로하고 넘어가는 석양이 제법이네..."

 

적당한 촬영포인터를 지정하고 촬영장비를 설치했다.

촬영장비래봤자 카메라, 70mm경통, 135mm렌즈, 삼각대 그리고 경위대...이게 전부다

설치하는데 채 20분이 안걸린다.

설치를 마치고 밤하늘을 살펴본다.

망망한 서쪽바다 위로 금성이 외로이 빛나고 있다.

중천에 상현달이 고즈넉히 임하도의 밤을 밝히고 있다.

 

달을 찍고 나서 곧바로 금성과 플레이아데스성단을 찍어본다.

함께 서녁하늘을 아름답게 하는 오리온대성운도 이참에 적도의 없이 원샷으로 찍어봤다.

 

70mm경통(350mm)으로도 찍어보고 2배율의 익스텐더(700mm)를 달아서 배율높혀 찍어보고....

다시 135mm 렌즈로도, 거기에다 익스텐더(270mm)를 달아서 찍어보고..

네가지 조합으로 여러번의 노출값을 조정해가며 최적의 화면을 찾아본다.

대략 130컷을 찍어본다.

적도의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노출값을 1초 안팎으로 하고 iso를 최대한 높혀야만 했다.

높은 감도로 전체적인 사진의 질이 깨끗하지 않다.

그렇다고 노출시간을 1.5초 이상을 주니 이내 별상이 흐른다.

 

임하도.....새로운 관측지가 될 수 있을까?

목포가 있는 북쪽하늘과 동쪽의 해남읍의 광해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이날 달이 있는 밤하늘치고는 괜찮았다.

월령이 좋을때 한번 찾아와봐야 겠다.

 

밝은 수십개의 별들....

유난스레 밝은 어두움으로 섬을 비추는 달....

거기에 음악소리처럼 들려오는 해변의 파도소리...

3박자가 신기하리만큼 조화롭게 마음 언저리를 파고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