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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2017/4/2 영광 내산서원 셀프 메시에마라톤 관측후기

- 관측지 : 영광 내산서원

- 측일 : 201742/ 23~ 0230

- 망원경 : 미드 라이트브릿지 12인치 돕

- 아이피스 : ES 10014mm, 미드 번들렌즈 26mm

- 관측대상 : 30

   ▣ 북두칠성 : m101, 109

   ▣ 용자리 : m102

   ▣ 사자자리 : ngc 3607, 3608, 3626, HCG44 은하군(3190, 3193), 2903/leo triplet(m65, 66, ngc3628), m95, 96, 105

   ▣ 까마귀자리 : m104, 68, ngc4361

   ▣ 처녀자리 : m100, 99, 98, 85, 58, 59, 60, ngc4647, m87, 89, 90, 49

 

관측평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발휘코자 손꼽아 기다리고 메시아마라톤이 결국은 취소되었다.

 

실망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보고자 자칭 셀프 메시에마라톤 대회라도 하고픈 마음에 번개팅을 쳤다.

 

331일 날씨는 여지없이 폭망,

조금이라도 기대했던 토요일 날씨는 관측 2시간도 못 채우고 자정직전부터 급격히 악화되어 구멍치기도 불가능 수준이 되었다.

더군다나 도갑사 주차장 인근에 있는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는 더 이상의 관측을 어렵게 했다.

 

한아천 광주지부 김진희 샘과 이광수·정은지 샘 부부 그리고 늦게나마 합류하신 오금숙 샘과 북두칠성, 사자자리, 처녀자리, 목동자리 등 극히 일부의 메시에만 관측하고 다음날 일요일 밤이 노려볼만하다는 날씨가 예정되어 다음날을 기약하고 정리했다

 

운명의 42일 일요일 밤.

다음날 출근이라는 극한의 부담감을 참아내고 관측을 강행했다

영광내산서원이다.. 전날 김진희 샘과 이광수 샘과 함께....

 

어느새 채워진 달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피해보고자 늦게 집을 나선다.

2320분 쯤 도착했다. 이미 두 샘은 관측을 하고 계신다.

 

부랴부랴 장비를 세팅하니 하늘이 제법 좋다

그러나 오는 길 뿐 아니라 아래쪽 마을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아직까지 이리로 올라오지는 않지만 곧 올라올 것 같다

접기 전에 얼른 시도해보자

 

북두칠성을 겨눈다.

그 동안 제대로 보지 못했던 m109를 겨눈다. 중심별에 왼쪽으로 작은 삼각형이 보이고 그 안에 희미하게 보인다. 이거였군.

m101을 겨눈다. 그동안 수십 번 시도해도 보이지 않던 놈이 이날은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스....

제법 아이피스에 들어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놈이었다. 나선팔은 잘 구분이 안되지만 중심에 밝은 별 두 개가 유난히 빛난다.

 

그 아래 용자리에 m102를 찾는다. 금방 찾아진다. 작은 솜털뭉치로 희미하게 보인다.

 

잠시 고도를 높여 사자자리를 겨눈다

그 동안 습관처럼 찾던 leo triplet(m65, 66, ngc3628)m95, 96, 105는 슬쩍 보는 것으로 끝내고 사자 꼬리 안쪽 부분의 ngc를 찾아본다. 10등급의 ngc 3607, 3608이 쌍둥이처럼 한 시야에 솜털뭉치로 들어온다. 바로 옆 10등급의 ngc3626도 작게나마 구분이 된다.

이어서 사자목 부분에 있는 HCG44 은하군인 11등급의 ngc3190, 3193을 찾아본다. 이것도 역시나 쌍둥이처럼 솜털뭉치로 구분이 되어 한 시야 안으로 들어온다...얏호....허나 12등급의 3185, 3187은 무리인가보다. 찾을 수가 없다.

사자 머리 앞쪽 부분에서 ngc2903를 찾는다. 영락없이 원형에 가까운 나선은하로 관측된다.

 

목성의 유령을 찾아볼 냥이었으나 컵자리의 가이드별은 도저히 안보이니 그대로 패스...

 

까마귀자리를 노려본다. 사각형 내에 있는 행성상성운 ngc4361이 보인다.

이어 m68m104(솜브레로 은하)를 간단하게 찾고

바로 이어 10등급의 안테나은하 ngc4038, 4039를 찾아 나선다. 잘 못 찾겠다. 11등급의 은하도 보였는데 이건 안 보인다.

가이드별 두 개를 중심으로 삼각형 꼭지점에 해당되는 쪽에 임의의 점을 찍어 호핑을 해본다. 역시나 안 보인다.

 

안개가 엄습해 온다...핑계거리를 만들고 싶은 걸까?  관측고도가 낮아 안개 탓으로 돌리는 수밖에..

 

이제는 공포의 처녀자리다.

완주했다고는 하나 막상 T, Y형 별무리의 위치를 고새 까먹었다.

다시 성도를 펼쳐본다. 정확한 T1, T2, Y형 별무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망원경을 돌린다.

오케이...다 찾았다. T, Y형 별무리 주변의 메시에를 하나 둘씩 공략했다.

 

김진희 샘께 친절히 방법을 안내해주고 찾았다고 하시면 일일이 확인해주고 했다.

 

T1형의 m85, 98, 99, 100을 찾았으나 아래 마카리안체인은 급한 도전목록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고 바로 T2형의 m58, 59, 60, ngc4647를 찾았다. T2형에 조금씩 위로 호핑하면서 m87, 89, 90을 찾았다.

이어서 Y형의 m49를 끝으로 처녀자리 관측은 종료했다.

 

안개가 계속 엄습해와 더는 진행이 불가능했다. 파인더에 이슬이 끼는 것도 모자라 사경까지 온통 이슬이다. 닦으면서 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또 다음날 출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그날의 관측은 종료했다.

 

처녀자리 관측과 북두칠성의 m109를 찾은 것에 만족하시는 진희 샘의 소박한 꿈에 도움이 되어 나름 흐뭇하다.

 

고독은 별관측자의 숙명이라 했던가?

 

때론 이런 별지기 한둘과의 동행은 아름다운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