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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일지

2018/3/17 별아띠천문대 메시에마라톤 대회 참가 후기

날씨는 간절하면 바뀐다?!

 

지난해 메시에마라톤 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참석이 불가했다

 

야간비행이 횡성 천문인마을에서 주관하는 대회는 일기불순으로 한주를 연기했는데(그 시기 산청 별아띠천문대에서도 일기불순으로 한주를 연기함) 그 다음주 마저도 하늘이 도와주질 않아 결국 대회가 취소되어서 그러했다.

별아띠천문대에서도 연기한 주의  일기예보가 좋치 않았는데....예상을 깨고 하늘 열려 대박이었다고 하니

장소선택을 잘못한 나의 불찰임을 인정하고 다음해로 미루었다.

 

올해 대회는 당연 천문인마을에서 진행하는 야간비행 주관대회를 신청했는데...역시나 예보가 좋치 못했다

문자 한통이 날아왔다

 

"내일 날씨가 그리 좋치는 않을 거 같습니다. 혹시 불참하신다면 공지글에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ㅠㅜ"

 

별아띠천문대 대회는 진작에 마감되어 추가 신청자를 안받을 것인데....

그래도 천문대장님과의 2급 연수 동기 인연을 무기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막무가내로 부탁했다.

난감해 하시는 관계자 선생님.....결국 동의를 얻고 참석을 확정짓는다.

 

"이제야 메시에와의 작별을 고하게 되겠군"

 

그런데 일기가 좋치않다.

구름이 들어오고 거기에다 안개가 무지막지하게 낀다는 예보가 나온다

 

"--------"

 

그래도 망원경을 챙기고 출발한다.

기적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구름사이 구멍치기로 보면되지 라고 자위하며 운전대를 잡는다.

 

2시간반에 걸쳐 도착했다. 서서히 천문대에 땅거미가 몰려올 태세다

참가자들은 이미 식사를 마치고 망원경 설치에 분주하다

 

"뭐야...6시까지 아니었어"

 

대회일정표를 보니 4시까지였다.

모두는 이미 대회 사전설명회를 가졌고 저녁식사까지 마쳤다.

 

관측 중에 배고프면 안되지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남은 찌꺼기라도 막을 양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조금 남아있다. 

 

밤이 몰려오기전에 서둘러  망원경을 설치했다.

초보자들이 즐기는 대회이다 보니 야간비행 관측회때처럼 20인치니 28인치니 하는 거포는 별로 없다

12인치 정도의 돕이 주류를 이루고 다양한 구경의 굴절망원경들이 보인다.

 

 

진작에 한번의 검증으로 정리했어야 할 메시에목록인데....

이미 마스터하고 허셀목록이네 ngc목록이네 HCG목록이네 하면서 차츰 고급자 단계로 북상하던 중인데

메시에마라톤 대회로 검증을 못받은것이 찜찜했다

 

그래서 이번대회는 자신있었다. 1등이....

 

 

대회는 시작되고.....

 

7시가 되니 '시작하세요'라는 외침이 들린다

 

"오메 마음에 준비도 안했는데..."

 

처음이라 급한 마음에 서쪽으로 지고 있는 물고기, 페가수스, 안드로메다, 카시오페아, 고래 자리의 대상을 찾는다

서쪽의 구름이 가시질 않아 대상찾기가 쉽지가 않다.

 

M74와 77 찾기가 영 쉽지가 않다. 구름때문에 안드로메다은하 조차 보이지 않다.

그렇게 30분을 허비하다 먼저 급한대로 서쪽으로 넘어가기 전에 M31 32 110 33을 찾고 카시오페아의 M52 103 그리고 M76 34 고래자리의 M77를 찾고 M74를 찾는다

안보인다. 서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ㅠㅜ"

 

갑자기 날씨가 개인다.

구름이 사라지고 거짓말처럼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가을철별자리를 끝나고 8시 부턴 겨울철과 북천의 별자리를 겨눈다.

맑은 하늘로 인해 아주 쉽게 대상을 1~2분 단위로 찾았다.

 

 

 

중간에 미리 큰곰자리의 대상을 찾는다...관측엔 문제가 없었지만 M101이 안보인다.

결국 좀더 남중하고 재 관측하니 커다란 솜뭉치로 희미하게 관측된다.

 

봄철 별자리가 올라오길 기다리는 도중 구름이 하늘의 시선을 가린다.

관측이 불가능해진다. 이대로 끝나나?

차안으로 들어가 좋아지길 기다린다.

눈을 부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잠을 깨고 목동자리의 M3을 시작으로 10시 부터 봄철별자리의 관측대상을 미친듯이 겨눈다.

처녀자리와 머리털 자리 기준별 조차 희미희미하다.

처녀자리의 T형 별무리를 파인더로 찾고 주변 은하를 찾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늘이 좋치 않다.

무작정 하늘만 쳐다보며 구름이 사라지길 기다려본다.

 

 

참는자와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 했지?

 

12시가 되기 직전 하늘이 순식간에 개인다.

 

"와우...이건 기적이야"

 

미친듯이 처녀자라의 은하들을 겨눈다. 아까 보이지 않았던 대상들이 거짓말처럼 렌즈안에 들어온다.

위에서부터 하나 둘 찾아낸다. 마카리안체인을 지나 Y형과 T2형 별무리 주변의 은하를 찾고 마지막으로 M41과 61을 끝으로 처녀자리를  끝난다.

 

한시가 되니 거짓말처럼 구름이 가리운다.

그렇게 한시간을 기다려 두시가 되니 다시 하늘이 열린다.

 

뱀주인자리와 전갈자리의 구상성단을 찾고 백조, 거문고자리의 대상을 찾고는 이윽고 여름철 자리의 하이라이트로 내려간다.

3시 부터 독수리자리 삼각형자리 그리고 궁수자리의 대상을 미친듯이 찾아간다.

 

삼각형자리의 오메가성운은 여지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특히나 궁수자리이 삼열성운 M20, 라군성운 M8 그리고 M21은 화성이 가이드별 역할을 해주어 수월히 찾아낼 수있었다. 또 M22와 M28도 목성이 가이드별 삼아 호핑을 하는 방식을 택해 관측을 했다.

그렇게 궁수자리에 산재한 목록을 찾고 이제 여명이 밝아오는 상황속에서 갓 떠오르는 천체를 찾아야하는 시간이 되어왔다.

 

동녘하늘쪽에 구름이 드리워져 있어 관측이 쉽지않았다.

초장에 구름때문에 물고기자리 M74  관측실패 이후 최고의 난간에 봉착한다.

 

겨우 페가수수의 M15를 찾고 바다염소자리의 M75를 찾았으나 M72, 73, 30 궁수자리의 M55, 물병자리의 M2 관측의 구름과 여명으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우쒸...구름만 없었어도 찾을 수 있었는데...."

 

근데 성공적으로 관측한 두명의 선수는 뭐지? 대체 이게 가능한 일인가?   믿을 수 밖에

 

 

기적과도 같은 3위, 가문의 영광?

 

그렣게 5시 반에 관측을 종료하고 망원경을 철수하고 6시 반에 쪽잠을 청하고 8시에 일어나 시상식에 참여를 했다

 

109개를 찾은 이가 1등, 107개를 찾은 이가 2등, 105개를 찾은 이가 나와 공동 3등.....

109개를 찾은 한 분이 더 있었는데.....관측종료하고 그대로 잠을 자 늦게 일어나 관측지 제출도 못했단다...시상식 불참은 물론이구..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행복했다.

졸립지도 않고....

 

 

 

 

간밤에 수만, 수천, 수백광년을 달려 지구로 도착한 과거의 빛을 내 두눈과 가슴에 담아낸다는 것....

 

"참으로 경이롭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