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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태양계 촬영

(Dob12")20/10/14 화성대근접 아이피스 확대촬영

화성 대근접(20.10.14.)이라 퇴근하자마자 장비를 챙겨들고 인근 관측지로 나섰다.
행성 촬영이라 굳이 어둡디 어두운 곳을 갈 필요는 없어 이번에 내게 의미있는 영암 서호면 엄길마을로 목적지를 정했다.
시골집을 알아보고 있던터에 좋은 땅이 나와 지난주에 가본 곳이었다
특히 십수년전 집사람 발령지이기도 해 몇번 찾아던 곳인데 그때 당시 전형적인 농촌에 암릉으로 되있는 뒷산과 면소재지다운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인상이 깊었던 곳이었는데....
땅 후보지로써 가보니 역시나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작은 개천이 흐르고 개천을 중심으로 앞뒤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고택이 몇 채가 남아있고 영암군에서 마을 커뮤니티 공간을 위해 한옥 두채와 작은 공원을 조성했다.
마을 보호수가 3목이 있고 그 중 한곳의 보호수 아래 오랜 된 정자가 있어 언제든 쉼터로 활용할 수 있겠다.
돌담길이 마을 곳곳에 존재하고 뒷산에 200미터 내외의 바위로 된 철암산이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아름다운 전남 영암 월출산
마을 뒷산인 철암산

서쪽으로는 호남의 금강산이며 국립공원인 월출산이 웅장하게 시야를 채워주고 있고 동쪽으로는 서호면소재지가 있다.
면소재지엔 초,중학교가 있고 면사무소, 파출소, 보건소, 목욕탕, 의용소방대, 주유소, 하나로마트, 미용실, 치킨집 등 식당이 아쉽지 않게 포진해 있다.
청동기 시대 장천리 선사주거지터와 지석묘가 있네요(선사시대부터 이곳이 좋긴 했나보네요 ㅋㅋ)
남쪽으로는 너른 영암평야가 확 트여있어 조망 또한 일품이다.
인근엔 작지않은 농업용 저수지가 있는데 주말마다 민물 강태공들이 둑방위를 점령하고는 세월을 낚고 있다.

 
밤하늘은 어떨까 궁금도 했다.
혹시나 내가 이곳에 주말이든 언제든 둥지를 틀게 된다면 별지기 생활이 가능할까 알고 싶어서다.
밤하늘까지 좋은면 환상의 조합이련만.....
북서쪽의 목포와 소호면소재지의 광해, 북동쪽의 영암읍과 군서면 구림마을의 광해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남서쪽과 천정의 밤하늘은 어느정도 봐줄만 했다.
딮스카이 관측은 어려울꺼 같고 천정부근 천체촬영은 가능하지 싶다.
 
도착한 서호면 주민커뮤니티 공터 주차장에 차를 세워 주변을 둘러보니 마을 led 가로등 몇기가 눈에 거슬린다.
불빛이 가려지는 외진 공간을 찾아 직초첨촬영을 위한 장비를 설치했다.
캐논6d로는 초점거리 확보가 안되고 어댑터를 활용해 아이피스 확대촬영을 하려해도 내 아이피스에 맞는 어댑터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런데 소니알파6000 미러리스 어댑터가 기적적으로 아이피스 접안부와 정학히 구경이 맞았다.
당연히 초점거리가 모든 아이피스에서 확보가 된다.
흐름이 없는 천체촬영으로는 행성밖에는 없겠지만 70mm(f5) 경통이 전부인 내게 장초점이 필요한 행성촬영에는 이만한 장비가 또 있을까 싶다.

 
장비세팅을 마치고 좀더 남중이 필요한 화성을 뒤로하고 서산으로 넘어가려는 목성과 토성을 조준한다.
수십장을 찍어 확대하여 확인해보니 초점이 미세하게 날아갔고 노이즈가 너무 심하다.
 
이걸 어쩌나? 태생의 한계로 치부하고 과보정으로 위안삼아야 할까?
순간 ISO설정값이 눈에 들어온다.
오마이 갓.....밝은 행성촬여에 ISO3200이라니....
ISO320 정도로 설정하니 노이즈가 확 줄어든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미세한게 나간 초점을 잡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먼저 초점을 잡기 위해 카메라에서 지원하는 확대초첨 메뉴를 설정해 초점잡는다.
이건 그야마로 고역이고 고난의 행군이다..
이건 뭐......화면상에 행성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5초를 넘지 못한다.
초점을 잡으려 포커서를 돌리려니 이내 화면 밖으로 행성이 사라진다.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게 여러번의 초점잡기 작업과 수십장의 실패작 생산을 반복하다 어느순간에 최상의 초점값을 찾았다.
그중 가장 선명한? 사진을 발견하고서는 그 값으로 목성과 토성 수십장을 찍어댔다.
이전보다는 훨씬 낫다.
다만 원샷 무보정이라 인터넷과 카페에 날고기는 작품들에 비하면 명함도 못내민다.
그러나 이런 장비로 이정도 충분하다 자위하며 기수를 화성으로 돌렸다.
셔터스피드만 조정하고 이전 초점으르 수회 찍어본다.
 

근데 화성은 대상이 워낙 작다보니 원하는 만큼의 상이 나오질 않는다.
초점이 또 나갔을까? 포커서를 돌려본다.
아.......
포커스 돌리는 행동이 뒤에 엄청난 고행이 길이 될꺼라고는 까맣게 망각하고는 그만 포커서를 돌려버렸다.
사진을 확인해보니 초점이 다 날아갔다.
수십번을 아까의 방식으로 초점을 잡으려니 화성은 화면에서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런...ㅆㅂ
아......왜 건드렸냐구~~~~~~
 
그렇게 수십분이 흐르고 결국 화성촬영을 포기하고야 말았다.
다행히 초점이 맞았을때 찍어든 사진 몇장이라도 건질 수 있어 천만 다행이다.
어차피 쓸 사진은 한두장이면 되니까

 
그렇게 행성촬영을 끝나고는 유명한 가을철 별자리 몇개를 관측하고는 철수했다.
 
우주........종국에는 내가 돌아갈 곳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