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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신비로운 우주

행성 `글리제581d'는 생명체 살수 있는 곳

 

(파리 AFP=연합뉴스) 지구에서 20광년 거리에 있는 암석형 행성 `글리제 581d' 외부 행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음이 확인됐다.

 

 

 

 

망원경으로 촬영한 글리제581 사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과학자들은 지구와 가까운 적색왜성 글리제 581의 주위를 도는 여러 행성 가운데 `글리제 581d'의 기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온화하고 액체 상태의 물도 있어 지구의 생물과 같은 생명체가 살 수 있을만한 환경임을 확인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글리제 581d는 글리제 581의 이른바 `골디락스 영역', 즉 중심별에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아 온도가 적당하고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영역에 속하는 외곽 궤도를 돌고 있다.

연구진은 모델 실험 결과 글리제 581d의 대기가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로 이루어 있고 기온도 바다와 구름, 비를 갖췄을 만큼 온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태양계 바깥에서 처음 행성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 행성은 500여개에 달한다. 외부행성의 이름은 별의 이름에 덧붙여 발견된 순서대로 알파벳 글자가 더해져 명명된다.

 

지금까지 글리제 581 주위에서는 최소한 6개의 행성이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글리제 581c와 g가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됐으며 글리제 581g는 지난해 지구와 질량이 비슷한 골디락스 행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추가 연구 결과 일부 전문가들은 글리제 581g가 흔들리는 별빛 때문에 일어난 광학적 현상일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발견된 글리제 581d는 질량이 지구의 최소한 7배이고 크기는 지구의 2배 정도여서 처음엔 너무 온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돼 왔다.

학자들은 이 행성이 중심별로부터 받는 `햇빛'은 지구가 받는 햇빛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중심별의 기조력에 갇혀 있어 한쪽은 항상 낮이고 다른 쪽은 항상 밤일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CNRS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기후 모델을 적용한 결과 대기는 짙은 CO2 덕분에 열을 저장하며 중심별로부터 오는 붉은빛이 대기를 뚫고 표면을 덥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이 행성의 온도는 표면에 액체형 물이 존재할 만큼 온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밀도 높은 대기와 짙은 구름 때문에 표면은 항상 혼탁한 붉은 석양빛에 싸여 있을 것이며 질량이 크기 때문에 중력도 지구의 2배가량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빛의 속도로 이 행성까지 가는데 20년 이상이 걸리므로 현재의 로켓 기술로 여기까지 가려면 약 30만년이 걸릴 것으로 계산된다.

 

이 연구는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지에 발표됐다.

 

 

 

지구 닮은 행성 ‘글리제 581g ’진짜있나?

 

《“우리는 지구와 가장 닮았다는 외계행성 ‘글리제 581g’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 11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심포지엄에서 스위스 제네바천문대 프란체스코 페페 박사는 “글리제 581 주변을 도는 행성 b, c, d, e는 쉽게 찾았지만 g는 찾을 수 없었다”며 글리제 581g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스티븐 보그트 교수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어서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이 100%인 외계행성 글리제 581g를 발견했다”고 장담한 지 약 열흘 만이다. 당시 이 소식은 CNN 등 방송을 타고 “쌍둥이 지구를 발견했다”며 지구촌을 흥분시켰다. ‘슈퍼지구’ 글리제 581g를 놓고 ‘행성 사냥꾼’들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일까.

 

○ 페페 박사팀 “공전주기 37일 행성 못 찾아”

 

                       글리제581g 상상도

                             

 

페페 박사의 주장은 캐나다 토론토대 천문학자인 라이 자야와르다나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용을 밝히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페페 박사팀과 보그트 교수팀이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는 것이다. 양쪽 연구진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장치는 칠레에 있는 지름 3.6m 망원경에 부착된 분광기(HARPS). 한국천문연구원 김승리 외계행성연구그룹장은 “행성은 질량이 작고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 직접 관측하기 어렵다”면서 “분광기로 행성이 별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해 간접적으로 행성의 존재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별은 대기성분에 따라 고유한 스펙트럼을 가지는데, 별의 움직임에 따라 스펙트럼에 있는 특정한 선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만일 행성이 별 주위를 돌고 있다면 행성의 영향으로 별이 살짝 흔들리고 결과적으로 스펙트럼의 선도 미세하게 움직인다. 천문학자들은 분광기로 이 선이 움직인 정도나 주기를 파악해 행성의 질량과 공전주기를 계산한다. 이 방식으로 보그트 교수팀은 공전주기가 37일인 글리제 581g를 찾아냈다. 반면 페페 박사팀은 공전주기가 37일인 행성을 찾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보그트 교수는 영국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HARPS 자료만으로는 글리제 581g를 찾을 수 없었다”며 “하와이 마우나케아천문대의 구경 10m 케크 망원경에 분광기(HIRES)를 달아 추가로 데이터를 얻어 공전주기를 계산했다”고 밝혔다. 김 그룹장은 “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 아닌 만큼 현재로선 글리제 581g의 존재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지구형 행성, 왜 글리제 581에서만 발견되나

 

지난달 30일 발견된 ‘글리제 581g’는 지금까지 지구와 가장 닮은 외계 행성으로 알려졌다. b(2005년 발견),c와 d(2007년), e(2009년)와 f(2010년)는 행성의 온도가 너무 낮거나 온실효과 등으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천문학자들이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라면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글리제 581이 많은 천문학자들의 관측 대상인 이유도 지구형 행성을 가장 많이 거느린 별이기 때문이다. 김 그룹장은 “글리제 581이 지구에서 약 20광년(1광년은 빛이 1년간 가는 거리) 떨어져 태양계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워 관측하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글리제 581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글리제 581c와 글리제 581d가 발견되면서부터였다. 글리제 581c는 지구보다 약 5배 무거운 지구형 행성으로 지구를 닮은 행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암석으로 이뤄졌고, 평균온도가 0∼40도이며, 물도 존재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온실효과 때문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희박했다.

    

     글리제581c 와 지구

 

 이에 비해 글리제 581d는 표면에 물이 존재했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번에 글리제 581g가 발견되기 전까지 ‘슈퍼지구’ 제1 후보였다. 작년에 발견된 글리제 581e는 중심별에 너무 가까이 있어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 났다. 김 그룹장은 “중심별과의 거리, 온도 등을 고려할 때 글리제 581g가 현재 가장 지구와 닮은 행성”이라면서 “10년 뒤 구경 25m의 거대마젤란망원경으로 외계 행성을 직접 촬영할 수 있게 되면 글리제 581h 등 후속 행성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