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관측/태양계 촬영

Neowise 혜성 촬영

섬뜩한 침묵 2020. 7. 17. 11:34

두번에 걸친 출사에 결국은 성공했다.

학명은 C/2020 f3(neowise)

 

7월15일 전날...

목포 서쪽하늘이 너무 좋아서 내심 기대를 잔뜩하고 신안 압해도 외딴 사유지로 들어갔다.

탄성을 금할 길 없는 저녁노을 장관이 펼쳐지고 해가 떨어지고 한참가지 붉은 노을기는 가시질 않았다.

신안 압해도에서 바라본 다이아몬드제도(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등등)

눈에 보일꺼라 굳게 믿고 쌍안경으로 북서쪽 하늘을 스캔해보았는데.....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조금해지기 시작했다.

있을꺼라 확신한 위치에 진한 구름이 수평하게 한줄로 시야를 가린다.

연실 사진을 찍어대고 확인을 해보지만 혜성의 핵조차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두시간의 사투는 헛수고로 끝이나고 첫 별촬영을 나선 지인에게 미안하기 까지 했다.

차선으로 별 점상촬영과 때마침 떠오른 은하수 촬영법을 간단하게 가르쳐주는 걸로 구긴체면을 만회했다.

목포의 은하수

다음날 7월16일은 해남 화원반도의 목포구등대로 향했다.

어제와도 다르게 대기가 조금 탁했다.

화원반도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신안의 장사도, 안좌도, 팔금도 암태도가 다 보인다.

몇해전 완공된 천사대교를 볼수 있고 조명이 빛나는 밤 천사대교를 조망할 수있다.

목포구등대에서 바라본 신안 천사대교(국내 3번쨰 긴 현수교)
밤이면 형형색색의 조명이 칠흙같은 어두움을 채색한다. 우리 별지기들에겐 치명적이지만......

 

목포구등대에 도착하니 해가 막 떨어지기 직전....

미러리스로 급하게 일몰을 촬영하고 나서는 혜성사냥을 위해 장비를 설치했다.

전날보다 못한 노을이지만 그래도 나름 장관을 연출했다.

 

자...노을은 노을이고 얼른 혜성을 찾아야지

쌍안경을 들어 예상되는 위치를 찾아 훑어본다.

헐......아예 안보인다.

다시 카메라로 대상위치에 여러 컷을 찍어 확인해보니 보이질 않는다.

왜 그럴까?

전날의 악몽이 재현되는가 하는 불안이 엄습해온다.

8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9시가 훌쩍넘어서도 혜성은 나타나질 않았다.

 

"철수합시다..내일 다시 시도해봐야 쓰것네"

"네...."

전날 동행한 지인의 낮은 탄식소리가 들어온다.

"....."

또 체면구겼다.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아니 차라리 천사대교 야경컷이나 남기자는 마음으로 회심의 마지막컷을 찍었다.

사진을 확인해보았다.

 

"우와..........찍혔다"

"어디요? 어디?"

"와서 봐요..여기...우리가 엉뚱한 곳을 찍어네요"

 

사진 상단 끝단머리에 혜성과 이온가스 꼬리가 찍혔다.

 

생각했던 위치에서 많이 벗어났고 고도 또한 예상과 달리 많이 높았다.

'이래서....별지기들이 고도가 예상외로 높았다고 했나?'

더군다나 일몰 직후엔 전혀 찍히질 않고 어두워 별들이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나서야 혜성도 출몰하는 듯 했다

첫 성공컷이 맘 9시 34분이었으니...8시부터 찍어야겠다고 요란을 떨 필요가 없었다. ㅠㅜㅠㅜㅠ

 

이제 동일한 위치에 구도를 다시 잡고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다.

 

확연한 중심부 핵과 이온가스꼬리.......

천사대교 조명위로 달려드는 듯한 혜성의 날렵한 비상이 아름답게 사진속으로 들어온다.

천사대교 조명과 목포구등대 조명이 아쉽긴 하지만 배경으로 생각하니 제법 쓸만했다.

더 노출을 주어 이온꼬리를 더 선명하게 찍고 싶었으나 그럴수록 조명만 더 선명히 나올뿐 혜성촬영에 그닥 도움이 되질 않았다.

담번에 어두운 곳을 찾아 혜성사냥을 한번 더 해봐야 겠다.

 

별촬영을 처음 시작한 지인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큰 경험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