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관측/태양계 촬영

(samyang135)달&목성 그리고 토성

섬뜩한 침묵 2020. 6. 9. 13:53

이른 새벽.....곤히 잠든 나를 누구가 열심히 깨운 듯 하다.
눈을 뜨니 올려진 안방 발코니 커튼 사이를 비집고 어설픈 빛다발이 살포시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 오십여분....
 
아직 동트려면 좀더 있어야 하는데 어찌 방안으로 이리 예쁜 빛이 파고들까?
창밖 하늘을 보니 새벽 하현달이 내 머리위로 가만히 내려앉은 것이다.
 
가만.....단순히 하현달만이 아니네
달 12시 반 방향으로 별 하나가 질세라 반짝 소리내고 있으니 목성이었다.
아....오늘이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 달과 목성이 만나는 날이었군
 
선잠에서 깨어나 거실로 나와 하늘을 다시한번 올려다 봤다.
어라...이제는 달 10시 방향에 멀리감치 별 하나가 또 수줍게 얼굴을 붉히고 있으니 토성이렷다.
 
달과 목성 그리고 토성이 잠자고 있는 나를 가만히 소리없이 깨웠구나
자기들 좀 봐달라고 아우성이라도 하듯....
그렇게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을까?
 
그럼 나도 이들에게 화답을 해줘야지
선반속에 고이 모셔둔 카메라와 삼각대를 꺼내 달을 향해 설치한다.
350mm 굴절망원경(70mm, f5)으로는 달과 목성 밖에 담을 수가 없어 삼양렌즈135mm에 익스텐더를 설치하니 세놈이 한화각에 정확이 들어왔다.
 
문제는 달과 행성의 밝기차이로 노출값이 서로 다른데 이 세놈을 원래 모습대로 찍어려니 고민이다.
달에 맞는 노출값으로 찍으면 행성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행성에 노출값을 맞추면 달이 지나치게 밝아 방아찧는 토끼가 사라져버린다.
 
결국은 서로 다른 노출값으로 각각 찍어 사진을 합성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이날 새벽의 별쇼는 이렇게 탄생한다.
 
- 일시 : 2020.6.9. 04시~ 05시
- 장소 : 아파트 공터
- 카메라/경통 : 캐논6D(개조), 삼양135mm, viltrox*2 익스텐더
- 노출값 : 목성&토성(ISO1250, 셔터스피드 1/3, F2.8), 달(ISO100, 셔터스피드 1/100, F4.0)

- 일시 : 2020.6.9. 04시~ 05시
- 장소 : 아파트 공터
- 카메라/경통 : 캐논6D(개조), 삼양135mm, viltrox*2 익스텐더
- 노출값 : 목성&토성(ISO3200, 셔터스피드 1/5, F2.8), 달(ISO100, 셔터스피드 1/100, F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