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관측/신비로운 우주

35년간 우주여행… 보이저 1호, 태양계 밖으로

섬뜩한 침묵 2012. 6. 20. 10:36

178억㎞ 날아 미지영역으로

고장 한번 안나고 기적의 항해

4년 후 성간우주 완전 진입

 

35년간 날아간 거리가 178억㎞에 이르렀다. 마침내 태양계를 벗어나 암흑의 긴 우주영역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맞았다.

 

1977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쏘아 올린 보이저 1호의 이야기다. 우주탐사의 꿈을 담아 출항한 이 우주선은 한 세대를 지나는 세월 동안 고장 한번 나지 않은 기적의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목성, 토성을 지나며 보석 같은 과학 정보를 지구로 보낸 보이저 1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를 벗어나 미지의 영역인 ‘검은 우주’ 속으로 돌진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외태양계 탐사위성 보이저 1호가 우주 공간을 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인류가 만든 물체로는 처음으로 보이저 1호가 지구를 출발한 지 35년 만에

태양계 밖 우주공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에 따르면 나사의 보이저 프로젝트 과학자인 에드 스턴 교수는 “보이저 1호가 하전(荷電) 입자의 흐름이 평소보다 훨씬 빠른 태양계 외곽의 우주 영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하전 입자 흐름이 빨라졌다는 것은 지구로부터 178억㎞ 떨어진 항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공간인 성간우주의 문턱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1월∼2012년 1월 보이저 1호가 마주친 우주선(線)의 양은 약 25% 증가했으며, 최근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5월7일부터는 우주선의 양이 한 주에 5%, 한 달에 9%나 늘어났다.

스턴 교수는 “보이저는 인류가 만든 물체로는 처음으로 성간우주 영역에 들어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보이저가 분명히 전보다 빨리 변하는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이저 1, 2호가 아직 헬리오시스(태양계 외부 우주공간과의 경계지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헬리오시스의 두께는 약 48억∼64억㎞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보이저가 성간우주에 완전히 진입하기까지 앞으로 4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주선량 측정치 외에 다른 지표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나는 태양권 내부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입자의 강도이다.

보이저 1호가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이들 입자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태양계를 벗어날 때 예상되는 극적인 감소 현상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또 보이저가 태양계 가장자리 경계 영역을 지나갈 때 예상되는 주위의 자기장 변화도 주목의 대상이다.

자기장선은 태양권 안에서 대체로 동서 방향으로 달리지만 성간우주에 진입하면 남북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태양을 기준으로 약 180억㎞ 떨어진 곳까지 비행한 보이저 1호는 1977년 발사됐으며, 형제인 보이저 2호는 대략 150억㎞ 떨어진 곳에서 우주여행을 하고 있다.

보이저 1, 2호는 지금까지 많은 흥미로운 사실을 전했다.

특히 태양계의 신비를 밝혀내는 데 큰 역할을 한 보이저 1호에는 외계인과 조우할 때에 대비해 베토벤 음악을 포함한 지구인의 메시지도 실려 있다.

보이저 1호는 플루토늄 연료가 바닥나는 2025년쯤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영원히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세계일보  김채연 기자(2012년 6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