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관측/신비로운 우주

지구와 형제....금성

섬뜩한 침묵 2012. 5. 22. 21:25

 

금성은 우리가 흔히 '샛별'이라고 부르는 행성으로 해 뜨기 전 동쪽 하늘이나 해진 후 서쪽 하늘에서 보인다. 금성은 그냥 보면 하나의 점처럼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달처럼 그 모습이 변하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금성의 대기는 두꺼운 이산화탄소로 덮여 있기 때문에 망원경으로는 표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파장이 긴 전파를 이용해 관측하고 있다.

 

지구의 형제 행성, 금성

 

 

‘샛별’ 금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금성은 탄생한 직후 미행성과 여러 번 충돌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지표가 가열되어 휘발성 강한 수증기와 일산화탄소의 증발이 활발히 일어나고, 그 후 수증기와 일산화탄소를 주성분으로 한 금성의 원시 대기가 만들어진다. 고온이 된 지표는 뜨거운 마그마의 바다로 뒤덮이게 된다. 미행성의 충돌이 끝나면 원시 대기와 지표는 식고, 마그마의 바다 표면에는 지각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냉각은 계속 진행되면서 수증기가 응결해 비가 내리고 바다가 형성된다. 이후 태양의 온도가 초기보다 증가함에 따라 금성의 지표면은 다시 뜨거워지고, 바다는 증발한다. 증발된 수증기는 태양 자외선에 의해서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가벼운 수소는 대부분 금성에서 탈출하고, 결국 이산화탄소가 금성 대기의 주성분이 된다. 이산화탄소 대기의 온실 효과로 지표는 고온 상태가 되고,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황산 구름이 형성되어 현재의 금성과 비슷한 모습이 만들어진다.

 

금성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다. 대기의 96.5%를 이산화탄소가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3.5%는 대부분 질소 분자가 차지한다. 그 외의 성분으로는 아르곤,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물 등이 있다. 그리고 금성은 90기압의 고밀도 대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구의 해수면 밑 800m 깊이의 압력과 같다. 이러한 금성 대기의 기원은 아직 완전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현재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금성은 평균 약 740K에 달하는 높은 온도를 가진다. 이는 지상에서의 관측과 탐사선에 의해 발견된 대기분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분석결과 금성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며, 농도 또한 매우 짙었다. 이는 흔히 알고 있는 온실효과의 결과물이며, 과거에 금성이 온실효과의 폭주현상으로 인해 온도가 급상승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금성의 대기 모습.

 

 

 지구를 닮은 행성, 금성의 겉과 속

금성의 지표 모습.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고지대로 '대륙' 부분이다.

 

 

금성의 지표를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짙은 대기에 가려서 금성 표면이 보이지 않았고, 탐사선을 이용하면 금성의 고온과 고밀도의 대기 탓에 기능이 정지되어 오랜 시간 연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진 않았다. 기술의 발전으로 탐사선이 금성에서 좀 더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전파를 통해 금성의 두꺼운 대기를 뚫고 지표를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금성이 화성이나 달과 비슷한 미행성 충돌 빈도를 가진다는 가정하에 구덩이 숫자를 비교해보면 그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금성의 지표가 재형성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약 5억 년 전에 대규모의 용암이 흘렀고, 이 용암은 많은 수의 구덩이를 메웠을 것으로 추정한다.

 

금성의 전체적인 지형을 보면 남쪽과 북쪽 부분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북쪽의 지역은 구덩이가 거의 없는 고원지대로 산들이 많고, 남쪽지역은 상대적으로 평평한 구덩이들이 많다. 금성의 내부 구조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반지름이 6,052km(지구의 0.95배), 질량은 4.82x1024kg(지구의 0.82배), 밀도는 5,240kg/m3(지구의 0.95배)이다. 이는 지구와 매우 비슷한 수치로, 이를 바탕으로 금성의 내부구조는 지구와 비슷하다고 가정한다. 즉, 금성은 암석의 지각(금성 착륙선이 확인함), 맨틀, 금속핵(부분적 용융상태)으로 이루어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거꾸로 도는 행성

금성은 대부분의 행성들과는 반대로 자전을 한다. 즉, 지구의 북극에서 바라볼 때 시계방향으로 자전을 하는 것이다. 금성의 자전축은 적도 면에 대략 3° 기울어진 177°이다. 3°가 아닌 177°를 사용하는 것은 금성의 역회전을 포함하는 수치다. 금성 이외 대부분의 행성에서는 태양이 동에서 떠서 서로 지지만, 금성에서는 서에서 떠서 동으로 진다. 금성의 자전이 왜 역방향인지는 알 수 없으나, 태양과 다른 행성들의 중력 섭동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태양과 행성들로부터 섭동을 받은 금성은 자전축이 크게 변하게 된다. 그리고 두꺼운 대기 또한 조석력에 의해 금성의 자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시뮬레이션에 대입하면 현재와 같이 금성의 자전 속도는 느려지고 역회전을 하게 된다. 이런 최종적인 결과의 과정은 두 가지로 추측된다. 한 가지는 자전축이 180°로 뒤집혀 역회전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울기의 변화 없이 자전 속도가 느려지고 결국 조석에 의하여 느린 역회전을 하게 된 것이다.


금성은 대부분의 행성과는 다르게 반대로 자전을 한다.

 

금성의 궤도는 다른 행성들의 궤도에 비하여 가장 원에 가깝다. 그리고 공전 주기는 지구보다 140여 일 적은 약 225일이며, 레이더 관측에 의해 알아낸 금성의 자전주기는 약 243일이다.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비슷하여, 금성에서의 하루는 지구의 시간으로 117일이 된다.

 

금성에는 자기장이 측정되지 않는다. 금성의 핵은 금속성이면서 부분적으로 용융상태이다. 따라서 지구처럼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하였으나 실제로 자기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작거나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금성의 느린 역행 자전 속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천천히 역회전하는 금성의 자전은 순방향에서 역방향으로의 전환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에 자기장 또한 현재 역전되고 있어서 거의 존재 하지 않는다고 추측된다.

 

신화 속 금성 이야기

금성을 상징하는 기호.


서양에서는 금성을 로마신화의 비너스(Venus)라고 부르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금성의 아름다움(밝기) 때문에 미의 여신 이슈타르라 불렸고, 이후 그리스에서는 아프로디테 등 세계 각국에서 금성의 이름을 아름다운 여성의 이름으로 붙인 경우가 많다. 기독교에서는 라틴어로 '빛을 가져오는 자'(루시퍼, Lucifer)라 불렀다. 모든 것을 압도하는 빛과 고고함에서 유일신으로 모시는 가장 고위의 천사(그리고 나중에 지옥으로 떨어지는 타락천사)의 이름으로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금성이 빛나는 것을 보고 진리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