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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측/관측장비

험난한 엣지8(Edge HD8) 광축조정記 1탄(지옥체험)

장초점 촬영에 대한 기대를 가득안고 영입한 Edge C8HD의 첫 출사는 그야말로 참담한 실패였다.
나름 인터넷에서 나오는 광축조정에 대한 방법을 열공하고 현장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광축을 조정하고 기대에 찬 첫 셔터를 눌렀다.

해괴한 별상에 놀라 심각하게 원인을 분석중인 필자

역사적인 첫 사진을 본 순간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동그란 별상에 대한 기대는 일순간 사라지고 섬뜩한 침묵이 주변을 사로잡았다. 살다살다 이렇게 생긴 별상은 처음 접해본지라 당혹감은 이루말할 수가 없었다.
광축의 문제이겠거니 하면서 급하게 부경 나사를 이리저리 돌리며 광축을 조정해보지만 별상은 갈수록 이상해졌다. 나중에는 별상이 아예 일정 방향으로 펼친 부채모양이 되어버렸다.
이럴때 멘붕이란 말이 적당하겠다.
결국 초점을 최대한 엇나가게 한 상태로 해서 가까스로 원형에 일치하도록 맞췄지만 여전히 별상은 동그랗치가 않다.

그렇게 다음차 또 다음차 총 세번에 걸친 광축테스트 출사는 도로아미타불로 끝났다.

왜 그럴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원인을 네가지로 추측해보았다.

1. 광축문제 2. 백포커스 3. 틸팅 4. 보정판 센터정렬

첫번째 광축은 눈대중보다는 정확한 광축조정을 위해 콜리메이터(OKAL, 호텍 등)를 이용해 조정해보았다.
당장 오칼이 없으니 안시관측을 위해 사놓은 호텍콜리메이터를 이용해 맞추어 보았다. 역시나 눈대중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것 역시 정확하지 않아 현장에서 별상을 보면서 조정을 해야만 한다. 절대로 콜리메이터는 믿지 말아야 할 철칙이다.

콜리메이터를 통한 광축 점검....역시나 틀어져 있다.

두번째 백포커스는 정확히 105mm를 유지했다. 지난번 포스팅때 언급한대로 전용 어댑터는 두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하나는 지름이 m42라서 oag 내부 프리즘 차폐문제가 있고 두번째 oag 체결부위가 M48 숫나사만으로 되어 있어 암나사와 체결을 하면 중간에 멈춤없이 계속 oag 안까지 들어가 자칫 프리즘에 손상을 줄 수 있어 결국 고정링 추가 체결이 필요하다. 그래서 고정링을 체결하였는데 이때 2mm가 추가되어 백포커스가 107mm가 나오는걸 뒤늦게 알았고 이것을 간과해서 별상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전용어댑터를 버리고 새롭게 제작의뢰한 어댑터를 끼워 백포커스 문제를 해결했다.

2mm 고정링을 끝단에 체결한 모습
새롭게 제작한 어댑터

세번째 틸팅 문제인데 이 경우 별상이 특정방향으로 별상이 찌끄러져야 하는데 이날은 모든 별들이 동일한 패턴으로 별상이 이그러졌기때문에 다행히도 틸팅의 문제는 아닐것으로 판단했다.

네번째는 보정판 센터정렬 문제인데 가장 유력한 원인이지 싶다. 새 망원경을 받고 점검하던 도중 보정판 안쪽에 끼인 잡티를 제거한답시고 멋대로 보정판을 떼어버렸다. 당시 보정판을 해체하려고 보정판 고정상태를 보니 아래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는 것을 보고는 조립과정에서의 실수이겠거니 싶어 보정판을 고정하는 나사를 조정해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했다. 훗날 그것이 대참사가 될줄은 까막히 모른채 말이다.

뒤 늦께 카페글을 검색해보고서야 보정판을 함부로 해체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알게되었다. 보정판은 공장출하때부터 정확히 중앙 정렬이 된 상태에서 출고된다는 것이다. 내 경우처럼 보정판이 아랫쪽으로 심하게 쏠려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보정판 중앙정렬과정에서 필연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도 그것을 조립과정에서의 단순 해프닝을 치부해선 안되는 것인데....

"아뿔싸"

보정판 센터정렬 방법에 대해서 역시 앞서간 유튜버님들의 영상들을 참고해 집에서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보정판 센터정렬과 콜리메이터를 활용한 광축조정을 하게 되었다.
역시나 예상한대로 센터에서 많이 엇나가 있었다.
이런 상태로 광축조정을 한들 별상이 온전할수있겠는가?


최종 점검이 남아있지만 실패한다 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도하면 되는다는 오기까지 생긴다.

보정판 센터정렬을 위해서 외곽 네개의 나사를 풀어 빼고는 그 안쪽 이너나사를 조이고 풀고를 반복하면서 정렬을 한다.
경통 중앙에 빨강 실로 십자선을 붙여 만들면 스마트폰과 망원경 정렬을 쉽게 할수 있다
센터정렬이 틀어져 있는 모습...원형이 아래쪽으로 치우쳐 있다
기계적 오차로 인해 경통자체 센터(십자선)와 실질적 센터는 차이가 있을수 있다. 우리가 맞추는 것은 실질적 센터를 보정판과 일치시켜야만 하는데 위의 사진은 십자선과 실질적 센터와의 차이를 오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십자선을 이동시켜 정중앙에 맞추어야 한다.

 

 
많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sct계열 경통에 대한 몰이해에 대한 자각과 후회 그리고 새로운 지식습득을 통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이번 헤프닝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지 싶다.
멋모르고 도전한 sct 경통......
큰 실수를 통한 전화위복
sct 경통의 원리를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나서 알게 되었다.

출사때 별상지옥 와중에 가까스로 건진 대적반을 포착한 목성사진 올린다. 간만히 찾아보면 옆 작은 목성위성 '이오'가 있지만 원형이 아니다. 이날 별상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지 싶다.

이오위성 상이 특정 방향으로 흩날려 보인다. 모든 별들이 이렇게 보였다면 당시 기분이 어땠겠는가?